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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記] 지독했던 지난 여름 밤
한 여름 밤 하늘로 벗을 삼아 毒酒를 목에 적시어본다. 별 하나 보이질 않는 이 서울의 하늘은 언제나 흐림 따스한 마음으로 가득했던 사람들은 하루에 하나씩 그 마음을 잃고 좌절하고, 마치 자신들이 사는 땅이 디디고 있는 그 하늘을 닮아간다. 세상을 원망해보아도 이미 바닥에 떨어진 것은 고결한 가치 아름다웠던 지고지순의 사랑은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었고 웃음으로 가득하던 사람들의 표정에는 그늘만이 남아버렸다. 차가운 칼날 위를 맨발로 서 있는 듯한 이 서울 하늘 아래 별 하나 빛나지 않는 칠흑같은 어둠만이 짙게 내린다. 그럼에도 세상은 그대로 흘러간다. 毒酒에 희미해진 정신을 부여 잡은채로 어느덧 밝아오는 여명을 만났다.
§ 삶
2009. 8. 9.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