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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 삶 (57)
som2day.com
오늘은 밤 공기가 참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거리의 사람들은 어디론가 바삐 사라져갑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바삐 사라져갑니다. 그래서 더욱 이 차가운 밤이 가슴에 사무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차창 밖으로 멀어지는 어둠에 한숨을 한 번 내쉬어 봅니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저물어갑니다. 뭐가 그리도 좋은지 깔깔대는 학생 녀석들과 그 소리에도 아랑곳 없이 꾸벅꾸벅 졸고 계시는 아저씨와 전화기와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젊은 아가씨와 서로 바짝 붙어서 쌩긋쌩긋 웃는 연인들과 그들을 보며 한쪽 눈을 찡그리는 할아버지와 차갑고 어두운 차창 밖을 마주한 이 작은 세상 속. 가슴 속을 울려퍼지는 작은 이어폰의 속삭임은 지친 나의 하루를 달래어주는 듯 따스하게 녹아내립니다. 차가운 밤 공기 속에도 쓸쓸히 혼자 걷는 이 거리..
답답... 삶이 결코 쉽다고 생각했던 적은 없었지만 끊임없이 나는 돌파하려 애쓰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던 것. 단지, 잠시 피하고 싶었을 뿐. 그렇게 아주 잠깐 만사를 제쳐두고 지금이라는 흐름을 만끽하려 했을 뿐. 그냥 그렇다는 것.
최근들어 몸이 더 말이 아닌 듯 하다. 그래도 학교 다니면서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 보냈던 공허의 시간이 내게 적지 않게 마이너스였음을 적지 않게 느끼게 되나보다. 뭐, 그렇다고 해도 그 때를 후회한 적은 없다. 적어도 그 동안 고생했기 때문이라는 적당한 핑계를 등 뒤에 싣고 다른 아무것도 돌아보지 않고 게임에만 매달릴 수 있었으니깐.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지금 이 순간 내 몸이 많이 약해졌음을 느낀다. 잠도 모자라고, 휴식과 여가생활에 대한 갈망이랄까. 그래서 이 쪽에서 공부를 시작한 이후에는 여태껏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게임도 완전히 접어두지 않고 가끔씩은 하곤 하지만 지난주부터는 정말인지 아무것도 못하고 이 쪽에만 매달리다보니 심신이 많이 지치고 짜증도 나는가보다..
보고 또 보고, 항상 같은 내용임에도 무한대로 돌려보곤 한다. 가족, 형제, 친구, 그리고 연인. 우리네 세상 속에서 있을 법도 하지마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 Fiction. 집착하거나 동경하지도 않는다. 따라하거나 좇고 싶은 특별한 캐릭터가 있지도 않다. 미소를 짓다가도 어느새 옅은 눈물이 내린 이 기묘한 느낌이 좋아서. 난 오늘도 늦은 저녁 이들을 만난다. 더불어 나의 미래를 생각하며 잠깐의 생각을 즐긴다.
깊은 밤 가로등이 수 놓은 거리 위에 내게만 들리는 음악 소리에 나를 묻는다. 귓가에 들리는 멜로디는 울적한 나의 맘을 달래어보곤 멈추지도 않고 끊임없이 흐르고 흐르리. 내 눈물도 따라서 가냘프고 작은 너의 손을 따라 흐르리. 지친 몸을 뉘일 곳을 찾아 고단한 이 영혼이 쉴 작은 집을 찾아 헤메이고 또 헤메였지만 깨지 않을 깊은 수면 속에 빠져야만 이 고통과 혼란을 떨쳐낼런지도 모르겠다. 멈추지 않는 이 시간은 오늘도 하염없이 흐르고 또 흐른다. 무거운 눈꺼풀을 이겨보려 눈물 자욱이 아직 선명한 내 눈을 닦아봐도 남는건 오직, 그리움과 이 깊은 어둠 속의 외로움 뿐.